2025년 전면 충돌로 이어진 이스라엘과 이란의 갈등은 사실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이 두 나라는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직접적인 군사 충돌은 없었지만, '냉전'에 가까운 대립 구도를 유지해 왔습니다. 이 글에서는 일반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이스라엘-이란 관계의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흐름을 차근차근 설명드리겠습니다.
팔레스타인 분쟁에서 시작된 이란의 반이스라엘 노선
이란과 이스라엘은 1979년 이전까지는 사실상 외교관계를 유지했던 국가였습니다. 당시 이란은 미국과도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중동 내 서방 우방국 역할을 맡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1979년, 이란에서 이슬람 혁명이 일어나면서 모든 것이 바뀌었습니다. 팔레비 국왕이 축출되고 호메이니를 중심으로 한 이슬람 신정 체제가 수립되면서, 이란은 급격히 반미·반이스라엘 노선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호메이니는 미국과 이스라엘을 "사탄의 국가"로 규정하며, 팔레스타인 문제를 이슬람 전체의 과제로 격상시켰습니다. 이로 인해 이란은 팔레스타인의 무장단체 하마스와 레바논의 헤즈볼라를 공개적으로 후원하게 되었고, 이는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중대한 위협이 되었습니다. 실제로 하마스와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을 겨냥한 로켓 공격과 게릴라전을 수시로 벌이며 이스라엘의 안보를 위협해 왔습니다.
이란의 반이스라엘 정책은 단순한 외교 방침이 아니라, 종교적·이념적 정체성의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란은 시아파 중심의 국가이며, 자신을 이슬람 세계의 지도자로 자처합니다. 이런 시각에서 이란은 수니파 중심의 아랍 국가들과는 다르게, 이스라엘과의 대립을 통해 존재감을 강화하려고 했고, 이 과정에서 반이스라엘 정서는 더욱 공고해졌습니다.
1980년대~2000년대 : 이란-이스라엘 간첩 전과 핵 갈등의 시작
직접적인 전쟁은 없었지만, 이 시기 양국은 그림자 전쟁이라 불릴 정도로 치열한 정보전과 간접 전을 벌였습니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개발을 저지하기 위해 다양한 비밀 작전을 감행했으며, 이란도 이에 맞서 중동 지역 전반에서 영향력을 넓히려는 시도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2000년대 초, 이란은 핵개발을 본격화했습니다. 이스라엘은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할 경우 중동에서 자신들의 존재 자체가 위협받는다고 보고, 이를 실존적 위협으로 간주했습니다. 국제사회에서도 이란의 핵 프로그램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유엔 안보리를 중심으로 제재가 강화되었고, 미국 역시 경제 제재와 군사적 압박을 병행했습니다.
이스라엘은 2010년경 '스턱스넷(Stuxnet)'이라는 고도의 컴퓨터 바이러스를 통해 이란 나탄즈 핵시설의 원심분리기를 마비시키는 데 성공합니다. 이 작전은 미국과의 공조 아래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당시 사이버 전쟁의 대표 사례로 기록됩니다.
이와 동시에 이란의 핵 과학자들이 연쇄적으로 암살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는데, 이 또한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의 소행으로 지목되었습니다.
2010년대 이후 : 시리아 내전과 헤즈볼라, 그리고 대리전의 확대
2011년부터 시작된 시리아 내전은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의 대리전 양상을 더욱 뚜렷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란은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며 시리아 영토에 군사 거점을 마련했고, 이는 곧 이스라엘의 직접적인 위협이 되었습니다. 이스라엘은 시리아 내 이란 군사 기지를 정기적으로 공습하며 이에 대응했습니다.
또한, 이란이 지원하는 헤즈볼라는 레바논을 거점으로 하여 이스라엘 북부를 지속적으로 압박해 왔습니다. 2006년 이스라엘-헤즈볼라 전쟁 이후에도 헤즈볼라는 군사력을 강화하며 이스라엘과의 충돌 가능성을 상시적으로 유지해 왔습니다. 이스라엘은 이에 대응해 국경지대 방어 체계를 대폭 강화하고, 미국으로부터의 군사 지원도 확대하였습니다.
2010년대 중반 이후, 이란은 이라크, 예멘, 가자지구 등 다양한 지역에서 영향력을 넓히며, 반이스라엘 무장 세력의 활동을 지원해 왔습니다. 이 같은 지역 내 확장은 이스라엘에게 또 다른 도전 과제가 되었고, 중동 전역은 이스라엘과 이란의 대리전장이 되어갔습니다.
2025 전쟁, 예고된 충돌인가?
이처럼 이스라엘과 이란은 40년 이상 각자의 방식으로 상대를 압박하고 견제해 왔습니다. 이번 2025년의 무력 충돌은 단지 한 번의 사건으로 발생한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 쌓여온 복합적인 갈등의 결과입니다. 종교적, 정치적, 전략적 요소들이 얽혀 있으며, 이 전쟁은 단순한 국지 분쟁이 아니라 국제 정세에 큰 영향을 미치는 대형 이슈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 각국은 이번 전쟁의 확산 가능성과 경제적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한국을 포함한 에너지 수입국들에게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원유 가격의 급등, 물류 체계의 혼란, 중동 지역 투자 불안정 등이 한국 경제에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 글이 현재 전쟁의 배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며, 중동 정세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앞으로의 글로벌 경제와 외교 전략에 중요한 길잡이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